때론 한 줄기 바람이면 충분하다.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 하나로 과거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도 한다. 그 향기는 나의 고향, 그리운 그 곳의 향기다.
고향에서의 어린 시절, 동네 어린이들과 함께 뛰어놀던 길목의 향기, 집 앞 나무 밑에서 열매를 따 먹던 달콤한 향기. 그 향기들은 지금도 내 코 끝을 스치며 그 시절로 나를 데려간다.
고향의 집 앞에는 한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었다. 나무 아래에서는 여름밤에 소년들이 모여 벌레를 잡거나, 눈이 오는 겨울날에는 눈싸움을 즐기곤 했다. 느티나무의 향기는 여름의 시원함과 겨울의 따스함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았다.
그리고 고향에서 가장 떠올리기 좋아하는 추억 중 하나는 할머니의 주방이다. 할머니는 항상 주방에서 무언가를 요리하시곤 했다. 그곳에서 풍겨오는 갓 지은 밥과 김치찌개의 향기, 간식으로 즐겨 먹던 옥수수를 찌던 향기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.
고향의 향기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. 도시의 번잡함 속에서도 그 향기를 맡으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. 향기 속에서는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행복, 그리고 가족들과의 따뜻한 추억이 살아 숨 쉬고 있다.
물론, 지금 이곳에서도 새로운 추억과 향기를 만들고 있다. 하지만 그 어떤 향기도 고향의 향기만큼은 아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. 그것은 아마도 그 향기 속에 담긴 추억과 함께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간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.
고향의 향기, 그리고 그곳에서의 추억 그것들은 나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. 때론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그 향기를 느끼며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,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