낡은 책장
책장은 시간의 흐름을 그대로 담은 듯한 고즈넉한 존재다. 마치 오래된 나무가 그 뿌리를 깊숙이 뻗어 대지와 하나가 되듯 낡은 책장은 방 안에 서서히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. 그 사이사이에 꽂힌 책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속삭이며 오래된 향기와 함께 공간을 채운다. 낡은 책장에는 단순히 책만 꽂혀 있는 것이 아니다. 그곳에는 시간과 추억 그리고 잊혀진 꿈들이 숨 쉬고 있다. 각각의 책은 언젠가 누군가의 손끝을 거쳐 간 소중한 추억의 조각들이다. 먼지가 약간 쌓인 표지, 바랜 글씨, 부드럽게 닳은 모서리는 모두 과거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. 책장을 바라볼 때면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. 어린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 인생의 많은 순간들이 이 책장 속에 담겨 있다. 어떤 책은 나를 웃게 하고 또 어떤 책..